과유불급

칼럼 2012/04/25 12:14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힘이 든다. 더구나 글을 쓰고 싶지 않은데 글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글을 쓸 때가 있다. 더구나 자신의 감정 상태와는 다른 느낌을 글을 써야 할 때 그것은 큰 압박이다. 각설하고....

우리가 많이 부르던 흘러간 노래 중에 최희준이라는 가수가 부른 '인생은 나그네길'이 있다. 그 노랫말 중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길'이 요즘의 내 마음을 대변한다.

빈손, 나그네, 뭐 이런 단어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집착을 버린다는 뜻이 아닐까?

이번의 큰 사건은 그냥 커다란 충격이었다. 이 충격은 초기 번잡한 수습의 시간들이 지나면서 커다란 아픔으로 계속 다가온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픈 심정이 점점 더 크게 마음에 자리 잡는다. 이 마음이 슬픔으로 때로는 분노로 치받기 시작하면서 이전에 느끼지 못하던 생각들이 새롭게 머리를 지배한다.

몇몇 사람이, 물론 나를 아끼고 위하는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일곱 명의 죽음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없느냐고 말을 한다. 그 의미를 깊이 새겨 보라는 뜻일 것이다.

사실 이번의 큰일을 겪으면서 정말 많은 일들을 생각한다. 아침에 뜨는 해를 보면서, 아침에 잠깐 걷는 산책길에서 만나는 이름 모를 들풀의 모습에서, 매일 매일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도 늘 새로운 생각들을 한다.

그런데 그 많은 생각들도 중요한 변화를 나에게 주지만 그런 일들이 꼭 하나님께서 이번 일들을 통해서 나에게 무엇인가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라는 의견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내가 무엇이길래 그런 조그만 깨달음 때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이 필요했을까?

너무 깊이 생각을 해서일까?
그 지나친 생각들이 희생을 당한 그분들의 아픔을 희석시킨다는 느낌이 든다.
의미를 깨닫는 것은 좋은 일이나, 정작 그 깨달음보다 더 큰 것은 희생당한 유족들의 아픔을 내 안에 담는 일이다. 그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깨닫는 것조차 아무 의미가 없다.

(2012.4.22)